할아버지 묘소 정리하던 한식날 Shining Days

우리 아버지는 몇년 동안이나 벼르던 숙원사업이 하나 있다.

할아버지 묘소에 잔디를 새로 입히는것이 그 사업인데, 주변에 소나무들이 많아 솔잎이 쌓이며 잔디가 많이 죽어버린터라 지금은 상당히 보기 안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한식, 청명때에만 묘소에 손을 댈수 있다는데, 매년 이맘때면 무슨 일인가 생겨 멤버구성이 안되는거다. 아버지 본인이 출장을 나가시거나, 내가 출근을 한다던가. 아님 동생놈이 어디론가 나가있다던가.. 올해는 미리미리 스케쥴을 맞춘데다, 때마침 토요일이 Due date가 되어주셔서 부담없이 작업에 착수한거시다.

할아버지 묘소는 용미리 시립묘지에 있다. 내가 3살이던 82년에 작고하셨으니 아직 30년이 채 안되는 시간을 용미리에서 거주하신 셈이다. 몇년전 작고하신 할머니는 생전에 화장을 바라셔서 지금은 같은 용미리 화장묘역에 계신다. 이날도 할머니께 들려 먼저 인사드리고 할아버지께 향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할머니의 모슴이 차츰 기억에서 지워져가고 있다. 우울한데.

할아버지 묘소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며 찍은 전경. 입지는 좋으십니다 할아버지.. 흐흐. 가운데쯤에 작은아버지가 끌고오신 1톤, 나와 아버지, 동생이 실려온 그렌져가 하나 보일게다. 예전 내가 어릴땐 저기까지 차가 들어오지도 못하고 차량 진입을 아예 막고있어서 묘역 입구부터 걸어 걸어서 올라오는데다,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방향은 험한 산지였고 완전 반대방향에서 좁은 산길을 기어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차로 휘리릭 올라왔다지만 그땐 어떻게 그 산길을 올라왔나 몰라.

오늘 미션은 하나. 잔디 10평을 적당히-_- 심자-_-;;
10평.. 이거 작지 않다. 모판에서 떼온듯한 잔디를 커다란 봉투에 한평단위로 묶어놓은것을, 위 사진에서 보이는 높이를 져날르고, 가로X세로 각 15cm정도로 잘라져있는 잔디판을 길게 세등분. 이것을 매설대상구역(지뢰냐....)에 적당히 심는다. 지금 뭐 말이야 쉬워보이지만, 공병삽갖다 잔디판을 잘라내고, 잘라낸 잔디판 쪼가리를 적당한 긴격을 두고 고랑을 낸 곳에 심고, 묻고, 다진다. 이것을 7시간에 걸쳐서 한거다.. 아참. 소나무 가지도 하나 잘라냈구먼 땅에서 한 4미터 위에 있는 가지인데. 작년에 성묘왔을때 몇개 쳐내고 남은것중에 자를까 말까 하다 이번에 쳐내부렸다. 저거 쳐내고 나니 션하드만. 햇볕 잘들고.

작업중 쉬던 한때.
묘소 옆의 이름모를 풀꽃.

서비스로 잘생긴 내동생 상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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